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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문학/시 詩 poem(poetry) Gedicht 6

문익환 / 두 하늘 한 하늘

몸이 없어 서러운 마음뿐인 아버지 철철 피를 흘리며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 조박들 휴전선 철조망을 부여잡고 흔들어대면서 밤새 찬 비를 맞고 계셨겠네요 이제 비도 멎고 햇살 쫙 퍼졌는데 바람만은 싸늘하군요 이쪽에서 부는 바람에 저쪽으로 나부끼며 쳐다보는 남녘 하늘 저쪽에서 부는 바람에 이쪽으로 나부끼며 쳐다보는 북녘 하늘 그 두 하늘이 다르기라도 한가요 무슨 소리냐 그 하늘이 그 하늘이지 내 왼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남녘 하늘 내 오른쪽 눈에서 왈칵 쏟아지는 북녘 하늘 가시 쇠줄로 찢어진 하늘 아프고 쓰리기로 말하면 그 하늘이 그 하늘이다 ============ 늦봄 문익환은 영화배우 문성근의 아버지이다. 시인 윤동주와 철학과 신학을 전공한 장준하의 친구였고 바보새 함석헌의 지기였다.

정지용 / 鄕愁 향수

鄕愁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,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, ──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.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,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, ──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.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, ──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. 傳說(전설)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지고 이삭 줏던 곳, ──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. 하늘에는 석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..

이원록 264 이육사 / 曠野 광야

曠野 광야 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 모든 산맥(山脈)들이바다를 연모(戀慕)해 휘달릴때도차마 이곳을 범(犯)하던 못하였으리라 끊임 없는 광음(光陰)을부지런한 계절(季節)이 피여선 지고큰 강(江)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 지금 눈 나리고매화향기(梅花香氣)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 다시 천고(千古)의 뒤에백마(白馬)타고 오는 초인(超人)이 있어이 광야(曠野)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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